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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떠난 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아동에게 더 위험한 '펫로스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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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6월

반려동물은 이제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여겨지는 시대다. 실제로 미국 뉴욕주 법원은 최근 "반려견도 인간의 가족으로 인정된다"는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고, 국내에서도 반려견 상해 사건에서 "재산이 아닌 정서적 가족 구성원"이라며 위자료 200만 원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이런 사회적 인식 변화 속에서 각계각층의 유명인들도 반려동물과의 가슴 아픈 이별을 공개하며 '펫로스' 증상을 고백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의 이별로 겪는 정신적 고통이 성인보다 더 깊고 장기적인 상처로 남는 집단이 있다. 바로 아동기 아이들이다.

카니지우스 대학(Canisius College) 동물행동학과 조슈아 러셀 조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아동은 반려동물을 '형제'나 '가장 가까운 친구'로 인식하기 때문에 죽음을 더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외상 수준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펫로스를 경험한 아동은 불안, 우울, 감정 조절 어려움, 집중력 저하 등의 정신건강 지표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다른 학대 경험이나 경제적 문제보다도 강한 영향력을 보였다.



아동의 '펫로스'는 성인보다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아동의 '펫로스'는 성인보다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 상실로 인한 '펫로스 증후군', PTSD 수준 반응도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은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 경험하는 심리·행동적 반응을 말한다. 우울감, 외로움, 죄책감, 집중력 저하 등이 일반적이며, 경우에 따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수준의 반응도 나타날 수 있다.

미국수의사회(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AVMA)는 반려동물을 잃은 후의 상실감은 "가족 구성원이나 가까운 친구의 상실로 느끼는 슬픔과 같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반려동물 상실에 대한 슬픔이 사회적으로 과소평가되는 현실이 문제다. 특히 아동들의 경우, 이런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성인과는 다른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펫로스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펫로스, 아동 정신건강에 다른 트라우마보다 더 강한 영향… 남아가 더 취약
아동의 펫로스는 성인과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보인다. 조슈아 러셀 조교수가 6~13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 그저 슬픈 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이 죽음이 옳은 일인가'를 따져보는 경향이 있다. 형제와 같이 인식한 반려동물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억울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유전체의학센터의 에린 던(Erin Dunn) 정신과 조교수팀은 6,000명 이상의 영국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펫로스를 경험한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우울, 불안, 공격성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위험이 높다'는 점을 밝혀냈다.

더 놀라운 발견은 펫로스의 영향이 가정폭력이나 경제적 어려움 같은 다른 심각한 스트레스보다도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펫로스는 달랐다. 연구진이 경제적 어려움, 부모의 신체적·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등 다른 모든 악조건들을 통계적으로 배제하고 분석해 봐도 펫로스만의 독립적인 영향력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특히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보다 더 깊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캐서린 크로포드(Katherine Crawford)는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에 비해 반려동물의 죽음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남자아이들이 감정 표현에 서툴러 슬픔을 내재화하거나, 반려동물과의 유대감을 다르게 형성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아이의 슬픔, 방치하면 안 된다… 부모의 역할 중요
뉴욕의 심리치료사이자 반려동물 상실 상담사인 제니퍼 브레슬로(Jennifer Breslow)는 ‘아이가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거나, 학교에 가는 것을 힘들어하거나, 가족 의무를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잠을 잘 수 없거나 먹을 수 없는 증상을 보일 때 유의하라’고 조언한다. 이러한 증상이 2개월~1년 이상 지속될 때는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아이의 펫로스 극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가족의 역할이다. 달라스 남감리대학교(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심리학과 조지 홀든(George Holden) 교수는 부모들이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상황을 직접 인정하고 대화하며 아이의 관점을 듣는 것이 훨씬 낫다고 조언했다.

우선 아이가 슬픔과 울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아이가 죽음의 개념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면, 부모가 생명과 죽음의 순환을 자연의 계절 순환 등에 비유해서 설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의 상실을 무시하거나 성급하게 새로운 동물을 들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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